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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심판>을 읽고

1. 작가/책 소개

 <개미>, <신> 등을 쓴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희곡이다. 지난 생을 되돌아보고 다음 생을 결정짓는 천국의 재판을 다루고 있다.

 

2. 줄거리

 프랑스에서 판사로 일하고 있는 피숑은 오랜 세월 피어온 담배로 인한 폐암 때문에 수술을 받게 된다. 하지만 주 35시간제로 인해 병원에는 인력이 부족했고, 게다가 수술을 맡은 의사가 수술 도중에 여름휴가를 위해 골프장으로 떠나버린다. 이로 인해 수술은 실패하고, 피숑은 죽게 된다. 그리고 그는 다시 인생을 살아야 하는 삶의 형을 받을지 다시 인간 세계로 돌아가지 않을지를 결정하는 재판대에 올라가게 된다. 그의 재판을 담당하는 검사와 변호사인 베르트랑과 카톨린은 이혼한 부부 사이로, 재판을 준비하면서 서로를 비아냥댄다.

 

 재판이 열리고 피숑은 재판에서 자신이 좋은 시민, 좋은 남편, 좋은 직업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검사 베르트랑은 거절당할 걱정에 진정한 사랑을 잡기 위한 시도조차 하지 못했음을 지적한다. 연극 배우로서의 재능을 낭비하고 판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도 비판한다. 변호인 카톨린은 그가 가정을 잘 꾸려나가기 위해 노력했고,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판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뿐이라며 그를 옹호한다. 하지만 판사 가브리엘은 그에게 재능을 낭비하고 진정한 사랑을 찾지 못한 죄로 다시 세상에 태어나는 벌을 내리게 된다.

 

 그는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 먼저 부모를 정하게 된다. 처음에는 평화로운 부부에게서 태어나려고 했지만 위인은 불우한 환경에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는 베르트랑의 꼬임에 알코올 중독자 부부를 고른다. 다음 생애의 성별은 남자, 직업은 판사로 정한다. 다시 태어나기 직전에 그는 갑작스럽게 재판에 이의를 제기하며 자신이 판사를 선택한 합리적인 이유를 댈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어릴 적 아버지가 살해당했지만 살인자가 증인을 협박해 무죄 처분을 받고 풀려난 것이다. 이에 분노한 피숑은 판사라는 직업을 고르게 된다. 이 이야기를 들은 가브리엘은 피숑에게 천국의 판사 자리를 맡기고 자신이 피숑이 고른 아이의 몸에서 태어나기로 한다.

 

3. 느낀점

 이 책은 희곡이지만 소설처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작가의 <개미>, <나무>를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고, 죽음 뒤에 삶을 심판한다는 주제 자체가 흥미롭게 느껴져서 기대가 많이 됐다. 하지만 짧은 분량 때문인지 생각보다 기대했던 주인공의 삶을 되돌아보고 심판하는 내용이 깊이 있게 다뤄지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그럼에도 나는 주인공처럼 재능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수 있었다. 이혼한 부부 사이인 카롤린과 베르트랑이 재판 과정에서 티격태격 다투는 모습은 극의 흥미를 더해주었다. 판사 가브리엘이 마지막에 의외의 선택을 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가볍게 신선한 소재의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이 읽기에 좋을 것 같다.

별점: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