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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몰입의 즐거움>을 읽고

책 소개

 세계적 심리학자이자 행복에 대한 전문가 칙센트미하이가 쓴 책이다. 그는 어떤 일에 모든 정신을 집중했을 때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을 몰입 경험이라고 한다. 저자는 몰입 경험을 통해 인간은 성장해나갈 수 있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의 즐거움

 

몰입, 바람직한 삶의 방식

 바람직한 삶은 무엇일까? 이 책은 이런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 저자는 바람직한 삶이란 아까운 시간과 재능을 허비하지 않고 나만의 개성을 발휘하면서 사는 충실한 경험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 한 가지 대상에 정신을 집중하는 몰입 경험이 필요하다.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하거나, 마감 기한 직전에 과제를 할 때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는 경험을 해보았을 것이다. 이렇게 물 흐르듯이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몰입에서는 내 느낌과 바람, 생각이 하나로 어우러진다. 몰입 경험을 통해 우리는 일을 즐기면서도 한 걸음 성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몰입 경험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목표는 마음의 엔트로피를 낮추고 정신을 집중할 수 있게 한다. 두 번째로 피드백의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야 한다. 바둑기사는 행동의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외과의사, 축구 선수도 마찬가지이다. 마지막으로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자신의 실력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는 정도의 목표를 가져야 한다. 외과의사가 분초를 다투는 급박한 상황이나 등반가가 산에 오르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짜내야 하는 상황을 예로 들 수 있다.

 

 

일과 몰입

 일에 마음을 쏟는 사람은 자신의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일을 하는 동안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 사람은 자신이 많은 것을 투자한 대상일수록 그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어진 상황과 그 상황이 발생한 원인을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개발자가 어떤 프로그램의 버그를 해결해야 할 때는 먼저 문제를 표면적으로 이해하는데 그치지 않고, 버그의 원인이 무엇인지 더 깊게 파고드는 것이다. 또한 계속해오던 방식이 맞다는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서, 적극적으로 새로운 대안을 찾고 끊임없는 실험을 진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내 능력으로 처리하기 버겁다고 느껴지는 과제를 만날 수도 있다. 그때는 할 일을 정리해 우선순위를 매기고, 일을 쪼개거나 변형할 수 있는지 고민하며 일에 대한 통제력을 잃지 않아햐 한다.

 

 

여가와 몰입

 여가는 TV시청과 같은 수동적 여가, 운동이나 악기 연주 같은 적극적 여가로 나눌 수 있다. 저자가 미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TV 시청보다 적극적으로 임하는 취미나 운동이 2.5배 3배 정도의 즐거움을 가지고 온다고 한다. 하지만 취미나 운동보다는 TV 시청에 쓰는 시간이 4배나 더 많았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걸까? 농구를 하려면 친구와 약속을 잡고, 옷을 갈아입고 농구장까지 가야 한다. 또한 농구를 처음 접하고 규칙을 배우며 즐기게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바쁜 일상에 지쳐 이렇게 에너지를 쏟을 여력이 없어 수동적 여가에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다.

누구나 가만히 앉아서 멍을 때리거나, 아무 생각 없이 TV를 볼 시간은 필요하다. 하지만 여가 시간이 그런 활동으로만 가득 차면 단조로운 삶을 살게 된다. 자신이 활동을 할 때 느끼는 감정을 관찰하다 보면 넷플릭스나 유튜브보다 더 즐거운 활동을 새롭게 찾게 될지도 모른다.

 

인간관계와 몰입

 나를 가장 기쁘거나 화가 나게 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대부분 다른 사람일 것이다. 그만큼 인간관계는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인간관계에서 몰입 경험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목표에 관심을 기울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내 목표와 다른 사람의 목표 사이에 일치하는 점을 찾아야 한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만나 의견을 나누며 서로의 작업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게 중요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혼자서 일에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살아가다 보면 자신의 성향에 따라 어느 한쪽에 치우치기 쉬운데 두 시간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추어야 한다.

 

 

일상에서 몰입 경험하기

 이 책에서 저자는 바람직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몰입 경험을 통해 아까운 시간과 재능을 허비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과 개성을 발휘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본능, 사회적 환경에 휩쓸리기보다는 내 마음에 귀를 귀울이고 진정으로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해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은, 아무리 싫은 일이라도, 억지로 등 떠밀려서 하기보다는 오히려 적극적인 태도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해 나가라고 말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살아가라는 말은 너무도 흔한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바람직한 삶은 어떤 것일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각종 종교의 가르침과 철학자들의 지혜를 탐색하고 수많은 조사와 실험을 통해서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다. 또한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몰입 경험을 일상생활에서 체험하게 되면서 나온다. 몰입 경험을 통해 행복과 성과, 내적 성장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다면 몰입의 효과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고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고민해봤다. 하루가 끝나면 아무 생각 없이 TV를 틀어왔지만 독서를 할 때, 탁구를 칠 때 더욱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이후로는 TV를 보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일상에서는 몰입의 조건인 목표, 빠른 피드백, 실력과 목표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목표를 적극적으로 세운다. 물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때도 많지만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몰입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 책은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은 사람, 일상이 지루하고 권태로운 사람이 읽는다면 인생을 좀 더 가치 있고 설레는 활동으로 채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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